계속되는 급발진 주장 사고
보행자들은 두려움에 떨어
결국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7월 1일 이후로 우리에게 인도는 더 이상 인도가 아니게 되었다. 서울시 중구 시청역 부근에서 60대 남성이 운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이 역주행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다수의 보행자와 차량을 치게 되었고, 총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당 남성은 당시 급발진 사고임을 주장했지만, 이는 급발진이 아닌 페달 오조작이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로 트라우마를 느끼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인도를 걷는 것이 힘들다”고 말을 하는 중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총 5년간 ‘보행자 교통사고’는 19만 3,883건으로 이 중 사망자가 5,232명, 부상자가 19만 6,127명에 달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항상 하는 것이 있다. 누가 잘못을 했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가속 페달을 밟은 나이 든 운전자가 잘못이다, 인도로 쉽게 들어올 수 있게 설계한 정부가 잘못이다 등등.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위험한 곳이 있는가 조사
건널목에는 길말뚝 설치
그리하여 서울시 강남구는 급발진 주장 사고, 차량 돌진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7월 25일~26일에 어린이, 노인, 장애인 보호구역 내 일방통행 도로와 간선도로 18곳을 전수 조사했다. 도로를 살펴보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안전 시설물을 확인하고, 진입 금지 알림 표지판 등이 야간이나 우천 시 운전자에게 명확하게 인식이 가능한지를 점검했다.
또한 서울시는 해당 사고가 발생한 인근 건널목에 길말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광화문 광장으로 통하는 건널목 9곳에 길말뚝을 설치하여 다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면 시민들을 보호할 작정인 것이다. 현재 길게 뻗은 광화문광장의 건널목들에는 보행자 보호용 길말뚝이 설치되지 않아 차량이 진입한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과연 효과가 있을까 걱정
철제 울타리 설치한다고?
그러나 이런 보호장치가 제 역할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5일 용산구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행인 1명이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자동차 진입 억제용 길말뚝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당 사고의 차량은 시속 40km 정도로 달렸던 것으로 추정돼 강도가 상당히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길말뚝의 구체적 설계 기준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행자용 방호울타리에 대해선 서울특별시의회 이성배 의원이 <서울특별시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고 지난 9일에 심사를 통과했다. 이로써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보다 강화된 보도형 방호 울타리를 설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성배 의원은 “강도가 훨씬 강화되어 차량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보도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하여 차량의 도로 침범을 원천 차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천만 원짜리인데 못 버텨
결국 가로수까지 심는 서울
그러나 시청역 사고 현장에 설치된 차량 방호울타리가 사건과 비슷한 수준의 차량 추돌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철제 창호 방호울타리는 강도에 따라 1~7급으로 나뉘고, 해당 방호울타리는 1등급으로 국토교통부는 1급 울타리는 8톤 차량이 시속 55km로 충돌했을 때 버티는 정도라 시속 60km 이하로 달리는 도로 인근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청역 사고에서 차량은 2톤이며, 시속은 107km 정도였다.
안전장치들이 제 기능을 못 한다는 것을 알고 새로이 대응 방안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교통사고에 취약할 것으로 여겨지는 지역에 가로수를 심어 시민을 보호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2,000주를 심을 계획이며 우선 50주를 먼저 심을 예정이다. 시는 “해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인공구조물 등보다 탄력성 있는 나무가 충격을 더 잘 흡수해 보행자는 물론 운전자도 보호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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