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막에서 구르던 화물차
아이들 있는 놀이터 향했다
‘즉시’ 몸으로 막아선 경찰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고 주차해 내리막을 빠른 속도로 내려가던 화물차. 이를 경찰이 순찰차로 막아 사고를 예방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경기 안양동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오후 3시 30분경 비산지구대 소속 권경석 경위와 이성민 경사는 교통사고 발생 112신고를 받고 경찰차에 탑승했다.
현장으로 가던 이들은 1톤 화물차가 앞 범퍼로 경차 후미를 접촉한 상태로 비탈길을 역주행하며 위험하게 미끄러져 내려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화물차가 주행하는 방향에는 놀이터가 있었고, 놀이터에는 많은 주민과 아이가 있었던 상태였다.
브레이크 깜빡한 화물차
아이·주민들에게 돌진
처음에 두 경찰관은 화물차와 경차의 접촉 사고로 인해 벌어진 상황으로 이해하고, 정차 명령을 했다.
하지만 화물차는 주행을 멈추지 않았고, 이들은 주저하지 않고 순찰차의 운전석 부위로 화물차가 밀고 내려오던 경차의 앞부분을 충격하여 정차시켰다.
조사 결과, 해당 화물차의 운전자 A씨가 내리막길에 차량을 주차한 뒤 사이드 브레이크를 깜빡하고 채우지 않아 사고가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자신의 화물차가 내리막길을 굴러 내려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운전석 부근에 매달려 뛰었으나, 이미 가속이 붙은 자동차를 정차시키기는 어려웠다.
빠른 판단으로 사고 막았다
전치 6주에도 시민 먼저 살펴
한편 이 사고로 순찰차를 운전하고 있던 이 경사는 허리와 무릎 등에 작지 않은 부상을 입고 6주간 통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사는 “차량이 놀이터 쪽으로 계속 내려가는 것을 보고, 순찰차를 바리케이드 삼아 세우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시민이 무사해서 매우 다행이라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안양동안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화물차 등 대형 차량을 내리막에 주차할 경우 사이드 브레이크를 반드시 채워야 한다”라고 말하며, “핸들을 돌려 바퀴 방향을 바꿔놓거나 버팀목을 대는 등의 방법으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은 입 모아 칭찬
비슷한 사례도 재조명
누리꾼들은 아이와 주민, 화물차 운전자까지 살린 영웅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치 이전에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았던, 화물차를 홀로 멈춰 세운 시민이 생각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6월, 짐을 실은 1톤 화물차가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지 않아 내리막길을 질주해 학원가로 향하고 있었다.
30살 이희성 씨는 슬리퍼를 신었지만 발목이 골절될 정도로 화물차를 향해 달려들어 화물차를 멈추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씨는 “저 차를 막아 사고를 방지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냥 몸이 먼저 움직이더라“라고 말했다. 위험을 무릅쓴 이 씨의 용기에 경찰도 감사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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