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토요타 랜드 크루저
호주에서 인기 급상승해
그 배경에는 단종이 있다?
우리가 중고 제품을 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새 상품을 사는 것보다는 중고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중고 제품을 현행 제품보다 더 비싸게 사는 것은 같은 제품이 아닌 오래된 제품을 수집의 개념으로 사는 경우 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같은 현행 제품이 있는데도 중고 제품을 더 비싸게 주고 사는 경우가 생겨 화제인 차가 있다.
그 차량은 바로 일본 토요타를 상징하는 대표작, 랜드 크루저 70이다. 랜드 크루저 시리즈는 1951년부터 현재까지 생산하고 있는 사륜구동 SUV로 크라운, 캠리, 하이럭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품군 중 하나다. 현재 중고가가 급등하는 제품은 오프로더 라인으로 1984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버전업 된 모델이다.
역사 깊은 일본산 오프로더
호주에선 V8 엔진 모델 존재
랜드 크루저는 오프로더 모델과 SUV 모델로 나뉘는데, 처음엔 오프로더 모델만 존재했다. 태평양 전쟁 시절 일본군이 필리핀을 점령할 당시 벤탐 마크 2 지프를 발견해 일본에 보냈는데, 일본 정부는 토요타에게 같은 차를 만들라 지시했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프로토타입이 발전하여 지금의 오프로더 랜드 크루저가 된 것이다. 4세에 걸친 랜드 크루저는 비교적 최근인 2023년에 페이스리프트 되었었다.
전장 4,890mm, 전폭 1,870mm, 전고 1,920mm의 크기를 지녔으며, 원형 LED 헤드램프, 돌출형 방향지시등, 전면부 그릴 등 초기형 랜드 크루저 70과 유사한 외관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실내는 4.2인치 디스플레이 계기판, 6.7인치 터치 디스플레이 등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일본에서는 2.8L 신형 직렬 4기통 엔진을 사용해 최고 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51kg.m를 발휘하지만, 호주에서 판매되는 모델은 4.5L V8 구형 디젤엔진을 사용한 모델도 존재해 268마력의 최대 출력과 650 Nm의 토크를 발휘한다. 그러나 이번에 호주에선 V8 엔진 모델이 2025년 말 생산 중단을 앞두고 있다.
잘나가던 V8 단종 소식에
6천만 원 웃돈 주고 산다
공급 문제로 2년간 주문을 중단했던 V8 모델은 이번 생산 중단 소식에 차량 인도를 받지 못하고 신형 4기통 엔진 모델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담 왜 토요타는 갑자기 V8 엔진을 단종하게 된 것일까? 그 이유는 V8 엔진의 생산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도 있지만 2025년부터 시행되는 호주의 저탄소 차 규제인 NVES를 준수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조금 더 타당하다.
그 탓에, 시중에 풀려있던 V8 엔진을 탑재한 중고 모델의 가격이 급등하게 된 것이다. 주행거리가 100km 미만인 신차급 중고 모델은 신차 가격보다 7만 AUD(한화 약 6,300만 원)이나 비싼 15만 AUD(약 1억 3,500만 원)에 거래되고 있을 정도며, 2억 원이 넘는 가격에 구매한 사람도 존재할 만큼 파급력이 컸다.
탄소 배출 천국이던 호주
90%가 V8 엔진 구매했다
이에 토요타 호주법인 손 헨리 부사장은 “소매가 이상으로 지불하지 말라”며 조언하기도 했다. 호주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탄소 규제가 약했던 나라였다. 대부분 전력을 석탄에 의존하며 1인당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호주는 세계의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에 절반에 해당하는 단기적 감축 목표치만 내세워 빈축을 사기도 했을 정도다.
그런 만큼 탄소 규제 문제로 일찍이 단종되었던 현대의 i30이 꾸준히 호주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i30 N의 두 번째 페이스리프트가 출시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세계의 눈치를 본 것인지 2024년부터 저탄소차 규제에 돌입하게 되었고 토요타도 그 결정에 따라 V8 엔진을 단종한 것으로 보인다. 호주에서 판매되는 랜드 크루저 70시리즈의 90%가 V8 모델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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