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차 무조건 금지 법안에
유럽 자동차는 ‘어안이 벙벙’
전기차는 이미 중국이 장악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기차 전환 정책을 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2035년부터는 내연차를 팔 수도 없다. 2021년부터 추진해 온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법안은, 지난해 7월 유럽 의회에서 통과됐다. 2032년쯤 전기차 판매 비율을 67%까지 높이기로 한 미국과 비교해도 너무 급진적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동차 산업의 터줏대감 독일을 비롯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의 자동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들, 주요 자동차 기업의 반발이 매우 거셌다. 이들은 “특정 기술을 강제하거나 금지하는 것보다, 혁신에 집중하라”라며 비판했지만, 유럽 연합은 눈과 귀를 막고 친환경만을 외치며 내연기관 차량 철폐를 강행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전기차 전환했지만
결국 내연기관 자동차가 판매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로 다가오자,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은 뒤늦게 2021년부터 ‘너도나도’ 전동화를 선언하며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전기차 온리’를 외치며 2030년부터는 전기차만 팔겠다고 밝혔고,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부랴부랴 움직인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이 간과한 것이 있었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방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산업의 ‘덩치’를 10년 넘게 키워온 중국 기업들의 기술과 전기차 소프트웨어는 유럽 기업들을 압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결국 유럽 자동차는 오랜 시간 키워온 내연차량의 장점도 희미해지고, 전기차는 중국에게 밀리며 썩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와 전통의 브랜드가
말라 죽어가고 있는 상황
세계 최초의 자동차를 만든 기업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다. 14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지만 지금까지도 최고 고급차 브랜드 중 하나로 명성을 이어왔다. BMW와 폭스바겐도 약 100년 동안 자동차 종주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로 모두가 엄지를 치켜세운 바 있다. 하지만 유럽의 ‘전기차 떼 쓰기‘가 이들을 사지로 몰아가고 있다.
어쨌든 전기차로 급하게 꺾었으니, 목적지로 가야 할 것 아닌가. 그런데 문제는 성과가 그저 그렇다는 점이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유럽에서 판매된 전체 승용차 중 전기차 비율은 13.8%에 불과하다. 작년 15.8%를 찍은 후 오히려 뒷걸음쳤다. 계속해서 유럽 자동차 업계는 고전 중이다. 경쟁력 있는 분야를 버리고 전기차로 왔지만, 계속해서 손실이 발생하며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이젠 중국에게 조아리는
유럽 자동차의 슬픈 현실
전기차에 대한 기술력을 충분히 가다듬지 못한 채, 지나치게 빨랐던 전기차로의 전환이 유럽 자동차 브랜드들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 2000년대 초반,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고 경제가 성장하면서 자동차 기업을 비롯한 유럽 제조업은 중국에게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파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반대가 됐다. 유럽 기업이 중국 기업에게서 배우는 사례도 나온다. 폭스바겐은 2026년 중국에 선보일 중형 전기 SUV 모델 2개에 중국 기업 샤오펑의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내부에서는 전동화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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