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고급 세단
제네시스 G90 이전에는
쌍용의 체어맨이 있었다
현재 국산 대형 세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차량은 대표적으로 제네시스 G90을 떠올린다. 현대 에쿠스의 후속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인데, G90 이전에 대한민국 럭셔리 세단으로 손꼽히던 자동차가 있다. 바로 KG모빌리티의 ‘체어맨’이다.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에서 2017년까지 생산한 브랜드 유일 세단이자 플래그십 대형 세단인 체어맨은 1984년 출시한 벤츠 E클래스의 플랫폼을 사용해 설계된 고급 승용차이다. 하지만 바디 수치는 달랐는데, 전폭을 80mm, 휠 베이스를 100mm가량 늘렸다.
벤츠 디자이너의 작품
기술도 벤츠와 제휴
벤츠의 수석 디자이너인 갈리헨도르프가 디자인했는데, 덕분에 1990년대 벤츠의 패밀리 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벤츠 특유의 마름모꼴 그릴과 헤드램프의 유려한 곡선, 비율마저 비슷했고, 리어 램프에 ‘네거티브 엠보싱’을 넣어 먼지가 잘 씻겨 나가도록 디자인한 벤츠의 디테일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또한 전통적으로 안전에 민감했던 벤츠인 만큼, 체어맨에도 아낌없이 안전을 위한 기술이 들어갔다. 피라미드식 차체 구조를 적용하여 국내 최초로 40% 옵셋 충돌 테스트를 만족시켰으며, 보쉬의 4채널 ABS, TCS, ECS가 적용됐다. 덕분에 스웨덴에서 S클래스를 포함한 세계의 명차들과 제동 능력 시험을 한 결과, 체어맨의 빙판길 제동 능력이 가장 뛰어났다. 이러한 안전장치와 더불어 5미터가 넘는 길이의 차체와 벤츠의 파워트레인은 국산 세단들을 압도하는 고급스러움을 지녔다.
성공적인 페이스리프트
에쿠스 판매량 앞질렀다
2003년에 뉴 체어맨으로 1차 페이스리프트가 진행됐다. 새로운 외관과 첨단 장비를 갖춘 이미지로 출시 이후 처음으로 에쿠스의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디자인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2011년에는 2차 페이스리프트 버전, ‘체어맨 H 뉴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다. 1997년에 출시된 차량을 외관만 바꿔서 우려먹고 있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초기형부터 1차, 2차 페이스리프트를 거쳐오며 변화가 없다시피 했던 내부가 전면 재설계되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2세대 체어맨은 2008년에 출시되었는데, 기존 체어맨의 W124 플랫폼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하고, 벤츠의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기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외관에 V8 5.0L 엔진을 적용하면서 국산 차 최초 5,000cc급 배기량 적용 세단이 되었다.
출시 20년 만에 단종
SUV 개발에 집중한다
2017년 11월, 1세대 출시 이후 20년 만에 쌍용자동차는 체어맨의 전 모델 단종 소식을 전했다.
대한민국에서 저유가로 인해 SUV와 픽업트럭의 판매율이 높았고, 국산 경쟁 모델인 제네시스 EQ900는 매달 1,000대 가까이 팔리는 반면, 체어맨은 가격대가 더 낮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을 10%도 따라가지 못했던 이유에서다.
이후 플래그십 모델을 개발할 여력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런칭할 자금도 없는 쌍용자동차는 체어맨을 후속 모델 없이 단종시켰다. 그리고 SUV 전문 회사라는 쌍용자동차의 이점을 되살려 차기 플래그십은 쌍용자동차답게 SUV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앞으로는 세단 모델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니, 사실상 앞으로 KG모빌리티에서 세단 모델의 출시는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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